키이루 2023. 5. 3. 20:39

미벨투어 ep.2 - 진주

5월은 연휴가 많아 무얼 할까 생각하다 "미벨로 진주를 여행하자"로 했습니다
진주는 예전에도 두번다녀왔었는데 진주성에 잠깐, 진주수목원에 잠깐 다녀온게 다라서
꼼꼼하게 구석구석 다녀보는 것도 재밋을것 같아 차에 미벨을 싣고 퍼뜩 나섰어요

전날 저녁에 미벨 바퀴에 바람 넣다가 튜브공기주입구가 분리되어 공기가 완전히 다 빠져
못가게 되면 어쩌지 참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굉장히 친절한 자전거포 사장님 덕분에 아주 저렴하게 수리했어요
수리시간은 5분도 안걸렸던? 던롭,슈레더,프레스타 벨브 타입 외에 또 한가지 더 있다는걸 배웠습니다.

이건 무슨타입이죠?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부산에서 진주까지는 차로 한시간 반정도 거리라 금방 다녀 올수 있지요
연휴라 차막히면 어쩌지 생각했지만 시원하게 뚫린 도로로 운전스트레스 없이 갔습니다.
가던길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던데 저렇게 큰 천이 흔들릴려면 저 위는 바람이 참 세게 불겠거니 생각했죠

진주 노을공원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내리고 본격적으로 진주 투어를 시작합니다.
오늘 코스는 남강변을 따라 진양호 댐부터 진주성, 중앙&논개 시장, 하모숲을 지나 다시 노을공원으로 복귀하는 코스로 짰습니다. GPX 파일은 첨부 해놓았으니 참고하실분은 다운로드 하세요.

jinju tour.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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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느낌은 고요하고 차분했습니다. 부산의 자도에 익숙한 저는 넓은 자전거 도로에 많이 놀랬어요
자도가 이렇게 넓을 수도 있구나 싶었네요. 남강변의 숲과 잔잔히 흐르는 강물, 반짝이는 햇살 모든게 아름다웠습니다. 5월을 대표하는 아카시아 나무도 많았구요 간간히 바람에 흩날리는 아카시아 향도 기분 좋았습니다.


그렇게 달리다보니 어느세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고 시장기가 느껴져 얼핏 사전정보를 모으다 본 진주바게트를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래서 다시 돌아와 바게뜨 하나, 청포도에이드 두개를 시켰습니다. 이후 일정이 시장이라 여기서 배를 다 채울수는 없었거든요 바게뜨는 바삭하고 청포도에이는 시원하고 달았어요 맛있었지만 소소한 디테일이 좀 떨어졌습니다. 청포도에이드에는 포도알이 들어있는데 빨대가 너무 좁아서 먹기가 힘들었고요, 바게뜨를 썰어먹는데 포크는 제공되지 않았고 나이프도 플라스틱 일회용이었어요. 이런 소소한 점이 보강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도 맛있었어요

빨대가 작아 포도알갱이로 자꾸 막혔던 진주바게트


잠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중앙시장으로 갑니다. 진주 중앙시장의 규모에 놀랬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 가로세로 네모 반듯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었어요. 많은 음식들을 팔고있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꿀빵과 호떡인 듯 했지만 그다지 당기지 않아 거리를 배회하던 중 갑자기 국수를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급하게 검색한 국수집 중에 중앙국수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 때까지만 해도 이집이 그렇게 맛있는 집이리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멸치육수는 여태 먹어본 국수집 중에 최고였고 비빔국수는 매운맛, 단맛, 고소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더군요 진주 중앙시장 가시는 분들은 꼭 방문 하시면 좋겠네요. 게눈 감추 듯 한그릇 싹 비우고 만족하며 나왔습니다. 

 

정말 맛있었던 진주 중앙국수의 비빔국수



중앙시장을 나와서 진주성 맞은편으로 이동했어요 여태 진주성 안에서만 봤지 반대편으로 가서 보니 또 색다른 뷰였어요. 자동차로 하는 여행은 이렇게 도시를 구석구석 훑어보기가 어렵죠, 자전거의 매력입니다. 남강과 조화롭게 앉아있는 진주성을 구경하고 진주의 에XX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대숲을 지나 남강 자전거길의 끝부분까지 갔어요. 시계가 세시쯤을 지나고있었고 정오를 넘어가는 햇살은 은은했습니다.

 

왼쪽 하단의 하모가 귀엽군요, 촉석루가 보이는 진주성 맞은편

커피를 좋아해 몇군데를 점쳐놓았지만 애초의 경로를 꺼꾸로 가게되어 진양호공원 근처 카페플라워를 갈수 밖에 없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일 줄이야, 동화속에나 나올법한 분위기의 까페였고 왠지 신데렐라와 백설공주가 떠오르는 곳이었네요. 커피는 고소한 맛을 시켰어요 씁쓸한 맛을 좋아해 퍼센트 커피나 051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고소하면서도 아주약간의 산미가 참 적절했습니다. 커피향이 아직도 아른거리네요. 사색하기 좋은 숲과 봄을 맞아 피어있는 꽃들이 아름다웠습니다. 한참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노을 공원으로 잘 복귀했어요.

만국의 다구들이 모여있던 카페 플라


진주, 이름 처럼 참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